[박승찬의 차이나는 차이나 비즈니스]
”교수님 저희 회사 동의도 없이 중국 타오바오에서 저희 제품 사진과 모델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해결 방법이 없는지요?“ 국내 중견 화장품 기업 해외영업팀장이 필자한테 한 말이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B2C)과 타오바오(C2C) 사이트에서 한국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무차별적으로 한국 제품의 이미지 및 동영상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 모바일 게임이 한국 게임사의 이미지를
표절해 모바일 광고로 사용하는 사례 등 중국에서 온라
인 및 모바일 불법 콘텐츠들이 매우 성행하고 있는 추세
이다. 사실 중국 온라인 불법 콘텐츠 이슈는 어제 오늘
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08년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악명 높은 시장리스트(notorious-markets list)’에
타오바오가 포함된 적이 있었다가 알리바바의 노력으로
2012년 명단에서 삭제되었지만 여전히 불법 거래가
진행되자 2015년 12월 미 무역대표부는 다시 명단에 올
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승찬 교수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2016년 5월에는 구찌, 입생로랑 등 세계 명품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패션기업 케링이, 모조품이 온라인 유통되도록 방조했다는 이유로 알리바바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소한 적이 있다. 또 루이비통은 알리바바를 상대로 베이징 고등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사실 알리바바도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온라인 불법 콘텐츠 및 모조품에 대응하고 있으나,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타오바오 사이트에 올라온 10억 개가 넘는 온라인 상품 중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티몰에 입점해 있는 점포수가 2019년 5월 기준 23만5000개가 넘고, 타오바오에 입점해 있는 점포수는 1060만 개가 넘는 실정이다.
타오바오에서 ‘한국 화장품’으로 검색하면 1만 개 이상의 점포가 검색된다. 사실 이 통계도 몇 년 전 대비 많이 줄어든 것이다. 필자가 예전에 검색했을 당시, 많을 때는 10만 건이 넘는 점포가 한국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 중 70% 이상이 모조품이거나 불법적으로 한국 화장품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2015년부터 알리바바가 자사 쇼핑몰에서 모조품을 파는 유통사들을 퇴출시키는 ‘삼진아웃(Internet Strike-out)’ 제도를 실시하면서 많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삼진아웃제도란 동일한 상품에 대해 동일한 권리자의 고발을 3번 받게 되거나 각기 다른 권리를 4번 누적 위반할 경우 계정을 폐쇄시키는 제도이다.
이는 알리바바가 자체 작성한 벌점 체계와 연동되어 작동된다. 입점 점포가 규칙위반 → 위반행위에 상응하는 벌점을 부여하고, 누적된 벌점에 근거하여 처벌하게 된다. 누적 벌점에 따라 각기 다른 제한을 받게 되는데 판매자 계정 권한 제한, 상품 업로드 제한, 판매활동 제한, 검색 노출순위 하락, 알리페이 계정 제한, 계정 폐쇄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알리바바가 운영하고 있는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는 일종의 ‘몰래 구매감정 평가단’을 활용해 모조품을 파는 상점을 퇴출시키는 제도로 약 5000명 이상의 익명의 상품 평가단을 구성하여 권리인이나 제3의 검사기관을 통해 해당 상품의 진위 및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 불법 콘텐츠 단속을 하더라도 바로 회사 명칭 즉 계정을 바꾸어 또 다시 불법 콘텐츠를 올리기 때문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우리 기업 차원에서 최대한 방어 및 대응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 내 온라인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해서 2단계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1단계는 중국에 물건을 팔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기업들이 챙기지 못하고 있는 중국 지재권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상표권뿐만 아니라 의장특허(디자인), 실용신안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의장특허 및 실용신안의 경우 중국은 한국과 달리 무심사 제도여서 먼저 출원한 사람이 법적 권리를 가진다.
특히 중요한 것은 디자인권(作品登??)과 온라인 이미지 판권(?站?片版?) 등 저작권 출원을 통해 한국 회사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제품 사진이나 이미지가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것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저작권 출원증이 있어야만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불법 이미지 및 모조품을 단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 내 저작권 신청은 어떻게 하는가? 우리 기업이 중국 저작권보호기관인 중국판권보호센터(www.copyright.com.cn)에 직접 신청을 할 수도 있고, 한국저작권위원회 베이징 대표처를 통해 위탁대리 신청을 할 수도 있다. 베이징 대표처는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중국내 저작권 확인을 위한 인증기구로 지정받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전반적인 절차는 ①온라인으로 신청자료를 작성 및 출력 ②신청자료 검사 및 입금통지 ③입금확인 및 등록신청 접수 ④심사 후 등록 출원증이 발급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등록 신청일로부터 30일 내 출원증이 나오며, 비용도 제품 디자인의 경우 1건당 500위안(8만 7천원) 정도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2단계는 알리바바 및 유관기관의 상시대응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만약 이미 제품 사진 및 회사 로고, 모조품 등이 타오바오, 샤오홍슈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면, 유관기관에서 지원하고 있는 온라인 위조상품 대응지원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중국판권보호센터는 중국 오픈마켓 내 한국 제품의 위조상품 유통 실태조사 및 신청기업에 대한 위조상품 유통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중국판권보호센터와 협조하여 우리 콘텐츠 보호를 위해 2015년부터 중국 온라인 유통 플랫폼과 불법콘텐츠 삭제를 위한 핫라인을 구축하여 지원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사이트 내 불법콘텐츠 유통시 국내 관련기업이 직접 삭제를 요청하면 24시간 내 처리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지난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핫라인을 통해 삭제된 중국 온라인 사이트(URL)가 14만 건이 넘는다.
이처럼 중국내 온라인 불법 저작물 사이트에 대해 경고장 발송을 통한 상시삭제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사진, 이미지, 로고 등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권리증명 자료가 필요하다. ① 상시대응 위탁서로 중국판권보호센터에 위탁한다는 서류 ②불법저작물 사이트 주소(불법사이트 url주소 엑셀자료) ③ 권리귀속증명서로 저작권등록증 또는 기타 증명지료(수권서, 계약서 등)가 필요하고, 사업자등록증 사본(개인 권리자인 경우 신분증사본) ④ 중국 내 권한 수권여부를 표기한 수권현황 확인서 등 4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이 서류를 한국저작권위원회 베이징 사무소를 통해 신청하면 불법적으로 유통하고 있는 모조품 및 이미지 해당 사이트에 경고장을 발송하여 온라인 불법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경우도 수년간의 빅데이터 축적을 통해 10억 개가 훨씬 넘는 판매 상품 중에서 위조 상품을 원활하게 적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하루에 천만 개 이상의 상품 목록을 검색할 수 있으며, 초당 1억 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제품마다 고유한 QR 코드를 부착하는 ‘블루스타(Blue Star)’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중국 비즈니스는 아는 만큼 보인다.
[출처: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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