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4등급 이하 소상공인에게 보증서 없이 1000만원을 대출해주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창구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일부터 지역센터를 통한 직접대출 수요 가운데 일부를 온라인 신청을 통해 접수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신용등급 4~10등급 소상공인에게 1.5% 고정금리로 1000만원 한도의 직접대출을 개시한 직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 창구에서는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 정부가 4월 1일부터 소상공인진흥기금을 통한 1000만원 대출은 출생연도에 따라 '홀짝제'로 운영한다고 밝힌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한 관계자가 한 소상공인에게 신용등급별 코로나19 대출신청 기관 안내문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뉴시스
실제 대출 상담을 위해 지역센터 사무실 바깥이나 사무실 내부에서 긴 시간을 대기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가 하면, 대출 서류 미비 등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직원에게 욕설, 폭언을 하거나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예약 접수를 처음 실시한 이날도 창구에서는 마찬가지 사례가 이어졌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지 못한 고령의 소상공인은 아침부터 지역센터 앞에서 장시간을 대기해야 했고, 정오가 채 되기도 전에 각 센터는 접수를 마감했다.
점심 식사 이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소진공 서부지역센터를 찾은 한 소상공인은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사장들이나 먼저 알아 신청하고 찾아오지, 인터넷이 어려운 나 같은 사람은 신청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직원에게 수차례 항의 끝에 발길을 돌렸다. 소진공 관계자는 “센터 상황에 따라 온라인 신청과 현장 신청 물량을 배분해 접수하고 있지만, 민원인의 항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4월 1일부터 출생년도에 따른 홀짝제 시행과 기업은행을 통한 신용등급 1~3등급 대상 대출이 시행되더라도 당분간 창구에서의 장시간 대기와 병목현상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긴급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에 비해 실제 직접 대출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은 여전히 터무니 없이 부족한데다 당초 예상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저신용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당초 추경으로 편성된 대출 한도 2조70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소상공인이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많은 소상공인이 대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전국 60여개 지원센터 뿐만 아니라 지역본부에서도 접수 업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