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평소 사랑하던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감사의 마음, '생전장례식'이란 이름의 이벤트가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이번에는 유명 배우 박정자의 생전장례 부고초대장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나의 장례식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꽃 대신 기억을 들고 오세요. 마지막으로 들었던 나의 목소리를, 내가 좋아했던 대사를, 오래된 이야기와 가벼운 농담을, 우리가 함께 웃었던 순간을 안고 오세요.” ‘2025년 5월 25일 일요일 오후 2시 강릉시 사천면 산대월리 순포해변’, 장례식 시간과 장소까지 박혀 있다.
83세의 원로 연극인 박정자가 지인 130명에게 '박정자의 마지막 커튼콜'이라는 제목의 부고장(訃告狀)을 보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박정자는 5월 25일 오후 2시 강원 강릉 순포해변에서 자신의 장례를 치를 예정이라며 지인들을 초대했다.

박정자는 배우 유준상이 연출하는 영화 '청명과 곡우 사이'의 장례식 장면 촬영을 하면서 이같은 장례 축제를 기획하게 됐다. 영화는 한 여배우의 생애 여정을 따라가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헤아리는 작품이다.
박정자는 "혼자 가기는 쓸쓸했다"며 "우리가 왔다가 가는 길인데 축제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그래서 축제처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박정자의 실제 지인들이 참석한 가상 장례식이었다. 연극계 동료인 손숙, 강부자, 송승환, 손진책 연출, 그리고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지영 감독, 소리꾼 장사익 등 예술인들이 그의 초청을 받아 자리를 함께했다.
박정자는 "유 감독이 평소 죽음에 대해 구상하며 나를 떠올렸고, 그 제안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가 "삶과 죽음은 공존한다"는 점이라며, 장례 장면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아 있는 사람이 죽음을 낯설게 여기지 않도록, 삶 속에서 이런 장례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며 "일종의 '리허설'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 지금도 누군가는 삶을 정리하고 있을 테니까"라고 덧붙였다.
#생전장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