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지도사의 성찰경험을 통해 본 죽음의 평생학습적 의미 탐구'

  • 등록 2021.03.17 19: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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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송' 강형구 대표이사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 장례지도사를 연구참여자로

 

갖가지 삶의 마무리를 돕는 장례지도사들이 궂은 현장에서 일하며 보고 듣고 느끼는 생각들이 박사학위 논문에 고스란히 소개된 현상이 매우 반갑다. 

 

논문의 주제가 '장례지도사의 성찰경험을 통해 본 죽음의 평생학습적 의미 탐구'란  '(주)예송' 강형구 대표이사가 아주대학교대학원 교육학과에 적을 두고 바쁜 업무 틈틈이 면학에 정진하여 맺은 소중한 열매다.  그는 자신도 장례지도사로서 평소에 장례서비스에 종사하면서 업계 동료와 선후배들을 연구참여자 자격으로 동참시킨 방법이 이채롭다.  

 

본 연구는 주검의 처리를 통하여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장례지도사의 경험을 평생학습의 의미에서 바라보고, 경험 당시의 마음의 성찰점을 드러지 하였다. 삶과 죽음의 성찰학습이 일어나는 경험을 함께 이야기 하고, 이들이 임하는 삶의 맥락과 그 내러티브(스토리텔링) 속에서 삶에 적용되는 성찰점 및 삶의 의미 부여점을 찾아 보는 관점에서 평생학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연구를 통한 논의의 결론으로 ▷첫째, 장례지도사인 연구참여자들은 주검으로부터의 경험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만든다.  이 성찰은 다시 새로운 실천의 삶으로 변화가 된다. ▷둘째,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로부터 실존적인 의미를 탐구하게 된다. 주검’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는 장례지도사의 경험은 '삶의 학습으로 이어지고 '삶의 학습'은 반대로 죽음을 인지함을 앞서 확인하였다고 결론을 맺었다. 

 

'장례지도사 실천내러티브에 나타난 경험의 성찰학습'이란 주제아래  작은 부제목들을 보아도 장례지도사에게 애정을 보내는 논문의 의도하는 바를 엿볼 수 있다. 

√장례지도사의 길  √나는 고인과 함께 하는 장례지도사  √'죽음'이라 쓰고 '삶'이라 읽는다
√'삶'이라 쓰고 '죽음'이라 읽는다  √'삶'의 배움,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의 배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또 논문 저자가 지적한 유의미한 의미를 다섯 가지로 요약하여

▷첫재 장례지도사인 연구자의 눈을 통해 장례절차가 가진 장례 현상의 모습 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주검과 죽음을 바라보면서 ‘잘 죽는다는 것’은 ‘잘 사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는 자신의 생애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죽음을 극복하고 죽음을 수용하는 상황을 드러내어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기존의 평생교육 연구가 주창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교육'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셋째, 잘 살고, 잘 죽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죽음을 간접적으로 바라보고 장례와 관련된 경험과 성찰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넷째, 죽음을 가까이서 바라보며 반복되는 성찰의 경험이 내 삶에 '차이'의 줄 뿐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잘 이끌어나가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하며, 더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삶을 더욱 행복한 삶으로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다섯째, 죽음을 학습한 결과, 나타나는 삶의 모든 변화와 행위 모든 것이 평생교육의 지향하는 것과 밀접하게 관계 있음을 알게 하여 주었다. 등을 제시하였다.

 

무엇보다 사회에서 제대로 인식받지 못하고 있는 장례종사자들이 장례행사에 몸담고 땀흘리며 일하는 가운데 보고듣고 알게 된 내용들을 '성찰경험' '평생학습'으로 격상시켜 가치있는 의미로 부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껏 성원을 보내고 싶다. 

 

논문다운 엄격한 내용 가운데에도 장례지도사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곳곳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 재미있는 저서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연구참여자 자격으로 자신들의 삶과 일을 진솔하게 펼쳐나간 장례지도사의 글에서 논문답지 않게 따뜻한 인간미를 맛보는 경험은 특이하다. 글  2개를 소개한다. 

 

◇ 당신과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

 

연구참여자 A는 장례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예전에 '죽음'과 '장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청소년 시절, 청년 시절에는 각박한 세상에 아등바등 살아왔다. 하지만 언제 맞이할지 모를 '죽음'을 생각하면, 평소 생각한 바람이나 희망 등을 이루기 위해 자신에 게 주어진 ‘삶’ 속에서 생각날 때 바로 실천해야 함을 전했다.

 

♧장례 일을 하면서 제 삶이 많이 변화가 된 것 같아요. 장례경력이 많지 않 았던 결혼 초기에는 바쁜 삶에 치여 주변을 돌아보기도 어려웠고, 아등바 등 살아가기 바쁘지 않았나해요. 아내가 비린 음식들을 잘 먹지 못하다 보니 입맛이 까다로워서 먹는 음식이 한정되어 있었어요.

 

아내가 외식을 하고 싶을 때면 먼 거리에 있는 음식점을 가기까지가 너무 피곤하고 이 고달프기에 아내의 외식제안을 거절할 때가 많았어요. ‘꼭 지금 먹어 야 되겠니?', '내일 먹으면 안 될까?', '내일 내가 퇴근할 때 맞춰서 회사 앞으로 오면 먹고 들어가자' 하며 아내를 회유하기 바빴던 시절이 생각납 니다. 하지만 지난 결혼 초창기의 모습들을 생각해보면 제가 많이 어리석 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먹고 싶은 것을 내일로 미룰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내에게 더 잘 해주지 못한 아쉬움이 함께 듭니다. 연 애할 때의 마음이라면 밤하늘의 별도 달도 따줄 기세인데, 아내를 대하는 태도가 변한 건 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바뀐 저의 모습을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내가 당신과 먹는 마지막 식사다. 마음껏 많이 먹어’의 마음을 갖거든요.(웃음)
<연구참여자 A, 2019.03.13.>

 

◇ 살아낸다는 것은 위대하다

 

연애할 때는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을 정도로 의기충만한 연구참여자 A의 모습에서 직장생활에 찌들어 평범한 삶의 행복을 잊고 살았었다. 예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달라진 주체는 자기 자신임을 확인하며 변화의 모습이 부정이 아닌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 순간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지금 현재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여기며, 조금이나마 우리 스스로가 우리에게 다가올 죽음을 위해, 그리고 죽음이 내게 다가왔을 때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남은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겠지만, 진정으로 자기 자신의 삶에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 자기 삶에 의미를 주는 일인 것이다.


돈이 많은 그룹의 회장이 되었든지, 아니면 폐지를 줍는 노인이 되었는가의 경제력의 중요함이 아니라 이분들 모두가 이 세상을 이렇게 잘 살아 나가신 것에 대해 대단함과 존경심을 가져보아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각날 때마다 잘 이겨 내며 살아 나가신 것에 대한 존경을 보내봅니다 (연구참여자 a 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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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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