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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건강샘터

살며 생각하며

촉박한 시간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청하고 화해하고 축복하는 시간으로 지내야한다. 그리고 내가 어지럽힌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고 떠난 자리가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입추가 지나면서 바람 끝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한 낯의 햇빛은 피하고 싶을 만큼 여전하지만 시간을 이길 수 없음을 감출 수는 없다. 

 

피폐해진 몸을 추스려 발병 이전의 상태를 그리며 온갖 노력을 하고 있지만 딱히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한다. 

 

전신통증은 여전하고 굴신이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여기저기서 새로운 통증이 생겨나 늘 징징거린다.

 

 

긴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있을만큼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지칠만도 하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찡그린 표정과 행동이 나 자신이 봐도 답답하다. 

 

더우기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 갇혀 있는 시간이 대부분인 요즘같은 때에 간병인들의 스트레스는 엄청날 것이다. 

 

눈치가 있는 환자라면 해가 떨어진 늦은 오후에 단지주변이라도 산책을 하며, 하다못해 공원 벤치에라도 앉아 가족들의 시야에서 떨어져있는 시간이라도 주는 것이 작은 정신적 휴식을 줄수 있는 배려가 아닐까 싶다.

 

꽤 오랜 세월을 강단에서 지냈다. 특히 지난 20여 년은 인간을 중심으로한 삶과 죽음을 주제로한 강의가 많았다. 하지만 죽음을 이야기할 때 나를 제외한 제3자의 입장으로 남의 말하듯 하지는 않았는지 새삼 돌아보게 되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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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가진 것은 반드시 죽고 마는 법이거늘 발병 이후 집안에서는 죽음을 언급하는 것이 금기처럼 눈치를 보며 안개처럼 언급을 하고 있다.

 

우리는 너도나도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 할 것이다. 이미 모두가 죽음을 맞이해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 과정은 죽은이들의 다양한 삶만큼이나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도 다양하다. 현대의 죽음은 노화로 죽는 것이 아니라 모두 병으로 죽는다. 


끔찍한 고통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 죽음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생각하기 싫고 두려워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죽음만큼 공정한 것이 없으니 억울해할 것도 없다. 잘난자 못난자, 가진자나 못가진자나 모두 틀림없이 죽는다.

 

수명의 길고 짧음은 있기는 하지만 예외가 없는 죽음을 맞이할 과정중에 가장 많은 것이 암이라는 병이다. 그 다음이 고혈압같은 혈관질환 그리고 치매 등등의 순위이다. 

 

생각해보면 암으로 죽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주변을 정리할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가족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할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심장마비로 갑자기 죽는 것은 편하긴 하겠지만 서로에게 충격이다. 

 

허나 암으로 죽는 것은 서서히 빠르게 죽어가며 작별하고 서로에게 이야기할 수있는 귀한 시간이 주어지니 얼마나 큰 행운인가 말이다. 감사할 일이다.

 

촉박한 시간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청하고 화해하고 축복하는 시간으로 지내야한다. 

 

그리고 내가 어지럽힌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고 떠난 자리가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변성식 소장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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