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례는 가족을 단위로 하는 의례이다. 주로 부모와 자식이 그 중심에 있다.
자식은 부모의 지극한 보살핌속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성년이 되면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질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가정과 사회 국가에 대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관례(冠禮)는 성년이 된 자식에게 그러한 책임 의식을 지워주는 의례이다.
혼례(昏禮)는 성장한 자녀가 이성을 만나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과정과 절차의 의례이다. 그러나 가족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남녀가 각각 속해 있던 가족과의 연속성을 갖게 된다.
『예기』 「혼의」, 혼례는 장차 두 성의 우호를 결합하여 위로는 종묘를 섬기고 아래로는 후세를 잇는 일
혼인을 하여 새롭게 가정을 꾸렸다고 해도 부모 형제는 그대로 가족인 것이다. 그 범위는 법이 정하고 있다.
상례(喪禮)는 친족이 죽었을 때 친족의 구성원으로서 그 죽음을 대하는 마음가짐 몸가짐과 주검을 처리하는 의례이다. 고인과의 관계에 따라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아버지상,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할아버지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례의 내용은 부모상을 당했을 때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전통상례를 3년상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부모상의 경우를 말한 것이다.
제례(祭禮)는 돌아가신 부모를 추모하는 의례이다.
『논어』 「학이」, 신종추원(愼終追遠) - 부모의 마지막을 신중하게 하고 먼 조상을 추모한다. 신종은 상례를 추원은 제례를 말한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동안 상복을 입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돌아가셨을 때의 충격과 슬픔은 점차 회복되어 평상시로 돌아온다. 그 기간을 3년이라고 한 것은 사람의 인정에 맞춰서 형식을 만든 것으로 사모하는 정이 남아 있어도 이 기간에 끝낸다.
그러나 그것으로서 끝이 아니다. 그 이후에는 돌아가신 날이 돌아오면 돌아가셨을 때와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삼가고 근신하며 지내는데 그 날을 기일이라고 하고 그날 지내는 제례를 기제 혹은 기일제라고 한다.
사람은 혼자 살지 못한다.
사람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성 속에서 비로소 존재할 수 있는데 사람과의 관계성을 대표하는 것이 오륜(五倫)이고 오륜의 관계성을 밖으로 드러낸 형식이 일상생활에서의 예(禮)이다.
가족은 모든 관계중에서 혈연을 매개로 하고 있어서 가장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최선의 관계이다. 그리고 가족간의 관계와 질서를 형상화한 의례로서 가례를 중시한 것이다.
즉 가례는 사람이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기초가 된 예(禮)의 시작이다. 그 예는 가족을 단위로 하지만 거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장차 사람이 형성할 모든 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