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인 'CES 2021'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일부터 나흘간 열릴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 상에서 진행된다. 1967년 시작된 CES 행사가 제품 전시에서부터 기조연설까지 모두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상으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마다 연초부터 열렸던 CES 전시회는 한 해 정보기술(IT) 전자 분야의 트렌드를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다만 올해의 경우엔 코로나19 영향으로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참가업체 수도 지난해 4,400여개에서 올해는 1,800여개로 줄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열리는 만큼 시,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신기술을 엿볼 수 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인 기대감도 나온다.
올해의 키워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달라진 '일상'과 '비대면'이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IT 기술을 활용,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의 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소장은 6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2020년은 우리의 일상이 갑작스레 바뀐 한 해였다"며 "이번 행사에서 개인 맞춤형 기술과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인공지능(AI), 우리 사회와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이 ‘보다 나은 일상’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AI를 접목해 개인 생활에 최적화된 비스포크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 제품을 공개하는 한편 화질과 명암비를 개선한 2021년형 'Neo QLED TV'도 소개한다. 이와 함께 CES 기간 중엔 올해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1'도 만나볼 수 있다.
LG전자 또한 지난 5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삶은 계속된다'라는 제목의 20초 분량의 영상을 내보내면서 올해 CES 참전을 예고했다. 이 영상에서 LG전자는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변해왔지만, LG는 고객을 위해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자율주행 기능과 살균 기능을 갖춘 방역 로봇, 음성 인식 냉장고 등을 가상공간에서 선보인다. 또한 화면을 돌돌 말거나 잡아당길 수 있는 롤러블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CES에서 공개한다.
인텔, AMD, IBM 등 글로벌 IT 업체들도 이번 CES에서 기술력을 뽐낸다. 코로나19로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 PC 시장은 뜻밖의 호황을 맞았다. 인텔은 11세대 PC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로켓레이크S'을 공개한다. AMD 역시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CES 기조 연설에 나서 노트북용 AMD 5000 프로세서 등을 발표한다. IBM은 무인 자율 선박 '메이플라워호'의 라이다·자율운항 기술 등을 소개한다. 선원 없이도 스스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독립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메이플라워호는 올봄부터 2개월간 해양 오염, 해양 포유동물 보호 등 연구 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체들도 미래차 기술을 대거 공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각종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기반 차량 스크린 기술을 뽐낸다. 메리 바라 GM CEO는 CES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전기차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전장 부문 자회사인 하만은 차량 운전시 안전성을 높여주는 등 다양한 전장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CES에 참가해 주목을 받는다. GS칼텍스는 CES 2021에서 주유소 거점 드론 배송과 미래형 주유소 모습을 공개할 방침이다. 주유소에서 드론을 띄워 산간 지역에 생필품을 배달하고, 전기차 충전·차량 공유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주유소의 개념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