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구의 천사” “영웅” 추모글 잇따라
“아이들은 걱정하지 말아요.”
남편은 의료진의 만류에도 마지막으로 아내를 품에 안으며 속삭였다. 인공호흡기를 단 아내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이내 눈을 감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일선에서 싸우다 숨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30대 간호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아리마 나스린(36). 그는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약 2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3일(현지시간) 그의 여동생 아쉬 나스린(31)은 영국 매체 더선을 통해 언니의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던 간호사 아리마는 기침과 몸살 증상을 느꼈고,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월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위중해졌다.
동생 아쉬에 따르면 아리마는 평소 건강했고, 기저 질환도 없었다. 아리마는 지금까지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로 숨진 최연소 의료진이라고 더선은 전했다. 아리마의 마지막 순간, 그의 곁에는 남편이 있었다. 의료진은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그가 아내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말렸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그렇게 떠나보낼 순 없었다. 의료진의 만류에도 그는 아내를 마지막으로 품에 안았다. 그러고는 세 아이가 눈에 밟힐 아내가 듣고 싶어 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아이들은 걱정하지 마.” 두 사람 사이엔 8세, 10세, 17세인 세 아이가 있다.
특히, 아리마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간호사 자격증을 딴 지 약 1년 3개월 만에 숨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는 2003년부터 월솔 병원의 시설관리과 의료 보조원으로 일했다. 아리마는 10대 때 뇌졸중을 앓은 할머니를 돌봤고, 그때부터 간호사를 꿈꿔왔다. 의료 보조원으로 일하면서도 간호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마침내 지난해 1월 간호사 자격증을 얻어 급성 병동에서 근무했다.
아리마는 생전 “나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기를 원했다. 특히 노인이나 약자를 돌보고 싶었다. 결국 간호사의 꿈을 이뤄서 매일 아침 기뻐서 운다”고 말해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는 간호사 자격증을 얻은 이후 트위터에 “나에게 이런 놀라운 순간이 올 줄 몰랐다. 사람들은 꿈을 꿀 권리가 있다고 믿어 고군분투해왔다”는 글을 남겼다.
더욱이 아리마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기 며칠 전, 간호사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또 한 번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월솔 병원의 2003년 취업 제안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17년 동안 이 여정을 사랑했다”고 적었다.
그가 일한 월솔 병원은 홈페이지에 그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아리마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며 전문적인 간호사였다”고 기억했다. 이 글 밑에는 네티즌들이 추모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당신은 지구 상의 천사였다.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데 일생을 바쳤다.”, “위험을 무릅쓰며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해줘 너무 감사하다.”, “우린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당신은 이제 영웅이다. 우리는 당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는 등 많은 글이 올라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의 한 동료는 아리마에 대해 “우리는 그녀를 사랑하고 그리워한다. 그녀는 훌륭한 간호사였고, 자기 일을 매우 감사해 하는 사람이었다. 그녀에겐 항상 환자가 제일 먼저였고, 자기 자신은 마지막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동료는 “아리마는 만학도로서 일하면서 공부하고, 가족까지 돌봤다”고 말했다. 그가 돌봤던 환자들은 “프로페셔널하고 친절한 사람” “멋진 간호사” “웃는 영웅”등으로 그를 기억했다.
그의 동생 아쉬는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언니는 내게 ‘아쉬, 정말 사랑해’라고 말하곤 했다. 나는 언니를 너무 존경했다. 나는 결코 언니를 잊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가족은 우리와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영국인을 향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더선에 따르면 지금까지 영국에선 아리마를 포함해 모두 6명의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했다. [중앙일보]
中 황산, 발 디딜틈 없이 인파 2만명 몰려
중국이 종식 수준이라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주말새 안후이(安徽)성의 대표 관광지인 황산(黃山)에 2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5일 신랑(新浪·시나) 등에 따르면 안후이성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황산의 하루 입장객 수를 2만 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5일 새벽부터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어 오전 8시도 안 돼 입장객이 2만명에 도달했다. 이날 황산에는 오전 4시부터 수만 명의 여행객이 긴 줄을 늘어섰다. 오전 6시30분쯤에는 주차장 구역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황산 관리소 측은 다급히 표 판매를 중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후이성의 한 주민은 “새벽부터 4시간이나 줄을 섰는데 하루 입장 정원이 다 찼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 정부는 청명절 연휴인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온라인 제사·재택 추모·대리 성묘 등을 포함해 묘소를 직접 가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지만 벌써 봄나들이를 하는 인파로 들끓는 분위기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