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7월 1일자 기사에서 "공정위, 상조업체 회계감사보고서 분석해 지표별 현황 발표, 현실과 괴리된 느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 공정위 공개지표는 상조회사의 재정규모 등을 도외시한 단순 수치적 지표이기 때문에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감이 없지 않다. 업계 점유율 20% 미만의 중소 상조회사들의 재무 건전성 지표보다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대형 규모 상조회사들의 현실이 대다수 상조소비자들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또 예를 들어 대형상조회사가 하나가 폐업 등 사고가 나면 해당 소비자들에게 전액 환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작은 규모 상조회사 지급 여력이 높다고 해서 눈 감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또 그래서는 절대 안되지만 상조회사의 도산이나 폐업 등 사고는 해당회사의 재정규모에 전적으로 달린 것이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을 최근 여러 사고들이 입증해 주고 있다.
작금 소위 잘 나가는 대형 상조회사들은 가전제품 판매회사인지 장례회사인지 구분이 힘든 홍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현실과 더불어 어딘가 개운치가 않다. 』 관련기사 보기 ☞
이러한 불합리를 최근 이를 재확인하는 것과 아주경제 기사가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돋보인다.
가입자가 숙지해야 할 기본상식
상조 업체 회계지표는 복잡하다. 부채, 자본금, 수익의 인식 등 일반 기업 회계 기준과 다르게 봐야 할 사항이 많다. 상조의 회계는 보험업과도 또 다르다. 고령층이 대다수인 상조 업계 특성상 이를 온전히 이해하고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신규 회계지표를 또 다시 발표하더라도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회계지표를 개발해 발표하는 대신 각 회사 상품을 정밀 분석해 발표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 각 상황에 맞는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택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하자는 의도다.
상조업체 정보 확인 어떻게 ?
공정위가 관리하는 상조업체는 ‘공정위 홈페이지-정보공개-선불식할부거래사업자’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 사이트에서는 회사 위치와 전화번호, 선수금, 자산, 대표이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공정위가 관리하는 상조업체 중에서도 폐업 사례가 많다. 선수금 보전계약을 체결해 피해보상금 50%를 현금으로 돌려받더라도 나머지 금액을 찾을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서비스가 ‘내상조 그대로’다. 상조회사의 폐업 및 등록취소 등으로 피해보상금을 받은 경우, 납입금액 100%를 인정받으면서 다른 상조업체 상조 서비스를 가입할 수 있다. 이때는 공정위에서 선정한 우량 상조업체 상품을 가입 가능하다.
여행상품, 전자제품 결합상품의 경우는?
‘선불식 할부거래법’에서 보호하는 상조 상품에 여행이나 전자제품을 포함돼 있지 않다. 상조업체가 폐업한 경우 상조 상품에 대한 선수금 50%를 소비자가 돌려받을 수 있지만, 크루즈 등 여행상품은 이 대상에서 제외된다. 안마의자 등 전자제품과 결합한 상품도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 ‘만기 시 100% 환급’ 상품도 마찬가지다. 상조회사는 고객 선수금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직원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는 고정비 지출된다. 100% 환급 상품 만기가 한 번에 돌아올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업체도 존재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공정위 회계기준 ‘우량 상조업체’ 선정 어려워
“공정위에서 왜 이런 회계지표를 내놓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소위 ‘듣보잡’ 업체들이 회계지표 우수기업으로 소개되고, 비교적 우량한 회사 이름은 안 들어가서 해지 문의를 받은 업체들이 많습니다.”(상조업체 A사 대표)
“회계지표가 우수하다고 소개한 곳 중 관계자가 봐도 건전한 업체라고 보기 어려운 곳들이 많습니다. 상조업체는 민원, 영업 능력, 서비스 등 다방면으로 봐야 하는데 너무 안전성만 평가했습니다. 영업이 전혀 안 되는 회사도 우수 사례로 소개됐으니까요.”(상조업체 B사 관계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신규 회계지표와 지표별 상위 업체 명단 후폭풍이 거세다. 소비자가 우량 상조업체를 선택하는데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 회계지표를 공개했지만,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세금을 투입해 용역까지 주면서 개발한 회계지표지만, 업계에서는 “왜 이런 지표를 발표하게 된 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어려운 회계지표, 현실 반영 못해
비판을 받는 대표적인 지표가 ‘영업현금흐름비율’이다. 이 지표는 영업현금흐름을 선수금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신규 가입자 유입이 많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폐업 또는 해약환급금 미지급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다만, 업력이 오래돼 선수금을 누적해 많이 쌓아왔던 상조업체일수록 이 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객이 많지 않은 신생업체도 단기 영업만 이뤄내면 해당 지표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구조다. 실제로 80%에 육박한 비율로 영업현금흐름비율 1등을 차지한 C업체는 업력이 10년도 안 됐다. 반면, 업계 선수금 최상위권인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개발은 상위 10개 업체에 들지 못했다.
청산가정반환율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 지급여력비율의 명칭은 변경한 지표인데, 단순히 100% 이상인 상조업체 목록을 제공하면서 신규 영업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업체도 우수 회계지표 업체로 소개됐다.
심지어 공정위 발표 지표 3곳에서 우수 업체로 소개된 D업체는 올 3월말 기준 총 선수금이 10억원도 안 되는 소형 업체였다. 해약환급금준비율 지표에서 타사 대비 압도적인 비율을 기록한 E업체 또한 총 선수금이 8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해약환급금준비율 상위 10개 업체 중 선수금 10억원이 넘지 않는 업체는 6개사나 된다. 공정위 발표가 영세업체, 신생업체만 유리한 회계지표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규모별, 업력별 분류 후 평가 필요"
상조업계 관계자는 “선수금 1조원 회사와 50억도 안 되는 회사들을 일률적으로 같은 기준에서 평가하는 것은 공평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신규 영업을 거의 못하는 회사도 우수 회사로 선정돼 있다”며 “소비자에게 우수 상조업체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이라면 규모별, 업력별 차등을 둬서 분석을 하고, 회계지표 뿐만 아니라 상품의 가격 및 구성, 서비스, 민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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