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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경제단체들, 심각한 어조로 정부와‧정치권 비판

경제단체장들의 신년사, ‘기업규제 해소’ ‘시장 자율 원칙’ “새로운 규제입법 반대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2021년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강한 표현을 써가며 정부와 국회의 대(對) 기업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상공화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 수장들은 30일 공개한 2021년 신년사 분량의 상당 부분을 정 정책과 국회의 법‧규제 강화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박용만, 마지막 신년사도 ‘기업규제 해소’ 당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신년사는  “새해에는 보궐 선거를 포함해 본격적인 대선 정국으로 접어드는 정치 일정들이 많습니다. 정치와 경제 이슈를 분명히 구분해서 새해는 물론 2022년 이후에도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내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정부가 추진한 단기적인 지원대책들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시차를 두고 드러날 경제적 후유증을 고민해야 하는데 과연 현 정부가 이를 해낼 수 있느냐는 의문을 던졌다.

 

그는 낡은 법·제도를 먼저 혁신해 기업·산업의 신진대사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고, ‘경제와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선진적인 경제 규범 형성’에도 진전이 많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회장은 “경제·사회가 성숙하려면, 법으로 규제하고 강제하는 방식보다 자율적인 규범이 작동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선진적인 방식이 더욱 바람직하다”며 기업 발목잡기는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생사의 기로에 선 한 해’

 

허 회장은 “2021년은 우리 경제가 ‘생사의 기로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흔히들 위기는 기회라고 말하지만, 앞서가는 수많은 해외기업과 기술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에게 기회의 문이 언제까지 열려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절박한 심정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는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라면서, “ 이 절박함은 기업인들만의 몫은 아닐 것이며, 기업 혼자의 힘만으로 이겨낼 수도 없습니다. 지금은 국민, 기업, 정부 모두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당국에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한국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규제나 비용부담을 늘리는 정책은 거두어 주시고, 더 많은 기업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시장에서 맘껏 뛸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 환경은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손경식, ‘시장 자율 원칙’ 보장 받아야

 

손경식 경총 회장은 “민간 경제 주체들의 창의와 혁신을 촉진하는 ‘시장 자율 원칙’을 견고히 보장하여 강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 정치권의 과도한 시장 개입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새해에는 민간의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도 환경’을 뒷받침해주는 것에서부터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의 출발점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경쟁국들의 경제정책 변화와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하여 우리 기업들이 최소한 동등한 수준의 경쟁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에서 깊이 살펴 달라는 것이다. 기업의 창의적 경영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는 대폭 완화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 세제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2020년 노조법 개정과 고용보험 적용확대 등 사회안전망 확충과 근로자 권리 강화가 우선적으로 처리된 만큼, 앞으로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시장 경직성을 해소하는 등 노동시장 개혁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강호갑, “그릇된 정치에 손해배상 청구해야”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어쨌든 새해”라며 운을 띄운 강 회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들이 속절없이 식어가는 경기와 대책 없이 무너지는 경제 하락의 희생양이 되어 버렸다. 정부 지원금에 기댄 민생의 쇠락이 일상화 되어 가는 가운데,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은 생명을 걸고 배달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의 피눈물 앞에서 정치인들은 고작 누구에게 얼마를, 언제 주느냐를 놓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지난 일 년, 문턱이 닳도록 정부와 국회를 찾았다. 불러서도 갔고, 두드려서도 만났다. 백발의 경제인들이 함께 허리를 숙였습니다. 기업인의 숙명이자 경제단체장으로서 소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업규제 3법’이 일사천리로 국회를 통과하고, 거명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모든 기업인을 아예 잠재적 범죄자로 설정해 죄를 묻겠다고 한다. 기업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니 제발 해외 사례를 검토해 달라, 시기를 조절하자, 과잉 규제이자 위헌의 소지마저 있으니 다시 한 번 숙고해 달라 외쳤지만 닿지 못했다. 합리적인 소통은 마비됐다.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책임감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기업은 멈추면 죽는다. 기업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계속기업(Going Concern)이고, 그래야만 한다.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은 권력도, 정치도, 언론도, 그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그 어떤 오기도 독선도 몰지각도 이것을 넘을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시간과 역사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김기문 “새로운 규제입법 저지에 총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새로운 규제입법을 막고, 기존 규제는 혁파하겠다”고 다짐했다. 반기업 정서가 확산되고, 기업인을 예비범죄자로 몰아 형사처벌을 강화하면 기업가 정신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월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중대재재기업처벌법을 막아야 할 첫 규제로 지목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의 99%는 오너가 대표인만큼 대표자가 구속되면 중소기업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면서 “법 제정 논의를 중단하거나 최소한 중소기업 대표는 경영활동이 가능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제의 업종별 유연한 적용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인력난을 겪는 뿌리산업과 날씨의 영향으로 근로시간 감소 시 납기일 맞추기가 어려운 조선·건설 등 일부 업종들은 획일적인 주52시간제 시행의 예외를 인정하고, 일감이 몰릴 때 노사가 합의하면 특별연장근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김영주, ‘코로나19’ 애로 개선에 역점

 

김영주 무협 회장은 경제단체장 신년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도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인들이 해외 출입국과 수출입 물류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겠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무역환경의 변화와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고 유망 신산업과 전략시장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국 무역의 미래 성장전략을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출처 : 서울와이어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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