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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인터뷰

저 불우한 투명인간 청년들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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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해외에 있는 아들에게서 다급한 카톡폰이 왔다. 마포경찰서로 전화해서,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결행하려는 사람 좀 말려 달라는 것이었다. 아들이, 자신의 후배인 그 청년과 페북 메시지로 지금 막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나는 일단 112로 전화해서 사정을 설명했다.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들은 전광석화처럼 움직인 것 같았다. 다리 아래로 모터보터가 뜨고, 다리 위로는 경찰이 출동하였다. 그 이후 인상착의와 휴대폰 번호를 묻는 경찰과 전화를 10통화쯤 했다. 아들과도 카톡으로 계속 얘기를 나누었다.

 

전화 통화 소리에 아내도 일어났다. 아들이 말하는 그 아이는 2008년 쯤 우리 집에도 종종 왔길래 아내도 알고 있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었지만 아내가 그 아이 집 전화번호를 알만한 사람(소개자)에게 전화했다. 그 과정에서 그 청년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1997년생 S고 중퇴, 부모님은 어릴 때 이혼, 아버지는 말기암환자, 그렇고 그런 직장 다니다가(주로 알바겠지) 최근에 직장을 잃었다는 것, 서울 방배동에서 할머니와 어머니랑 어렵게 살아왔다는 것. 형편을 아는 교회 분들이 좀 도와주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집에도 몇 번 왔던 것이다. 학원 다닐 형편이 안돼서 자원봉사 과외를 받으러 온 것이다.

 

 

다행히 자살을 결행하지는 않았다. 아내가 그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알았다. 새벽 6시 쯤 통화 중에    그 아이가 방배동 집으로 귀가한 것이다. 

 

만 22세 청년의 경력, 학력, 가족 배경을 보면 얼마나 어렵게 살아왔고 살아갈런지 대충 감이 온다. 아들과는 10년 전 자원봉사 과외 때문에 몇 번 만났고 최근 몇 년 간은 만나지 않았을 텐데, 페북 메시지로 자살 의사를 내비친 것을 보니 그 지독한 고립감도 느껴졌다.

 

자살이든 사고든 개인적 우연적 동기가 많이 작용한다. 그러니 함부로 사회탓, 정치탓을 해서는 안된다. 세월호 참사처럼 엉뚱한 사람 멱살잡고 “왜 안 구했냐?”,” 왜 죽였냐?”,” 살려내라!” 하면 안된다.

그러나 이 스물 두 살 청년에 대한 이 나라의 관심과 배려가 너무 적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사실상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나라와 진보와 노동이 외면한 극히 일부를 교회나 민복지단체가 약간 케어한다.


최저임금, 고3 실습생에 대한 최저임금 지급 의무화, 52시간제,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 공공부문 확충, 공무원 연금, 국민 연금, 청년배당, 시간강사법, 탈원전, 노동관계법, 민노총과 연대 등은 하나같이 이미 좋은 일자리나 튼실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혜택을 준다. 물론 징용배상 판결과 위안부 소녀상 세우기 등의 거친 반일은 전국민에게 좋을 게 없다.

하지만 자살을 예고한 이 불우하고 고독한 청년에게 이 정책들은 하나같이 철저히 기회와 희망을 틀어막는 정책이다. 국내투자와 고용을 엄청나게 꺼리게 하는 정책들이니 약자와 미래세대의 숨구멍을 틀어막는다.

 

타이타닉호는 본의 아니게 빙산을 들이받아 리벳으로 붙인 배 밑창이 찢어져 침몰했다. 대한민국호는 무지몽매한 정권이 시대착오적 이념으로 배 밑창을 찢어 그 청년이 타고 있는 3등칸과 기관실(제조업, 핵발전 산업 등)을 수장시킨다.

 

물론 1등칸 사람들에게는 큰 혜택을 준다. 하지만 3등칸과 기관실에 물이 들어오면 저 높고 편안한 1등칸 사람들이 무사할 수 없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살 시도, 자살 예고 청년을 만들어낸다. 자살과 살인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이 청년과 우리는 한 몸이다. 발가락이 썩어 문드러지면 몸이 온전할 수 없다.

 

매주 토요일 오후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국민의 소리’ 집회를 한다. 부글부글 끓는 분노를 이렇게라도 외치면, 나야 1시간이라도 수명이 연장이 되겠지만 저 불우한 투명인간 청년들은 어떻게 하나? 치매정권이 만든 폭정의 시대, 도대체 어떻게 끝내야 하나!  (글: 김대호) [출처: 제3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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