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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이슈

백종원의 ‘골목식당’ 보며 생각하는 것 -이병태

 

오랫만에 토요일에도 나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무슨 요즈음 술 광고처럼 쉬는 것도 그만두는 주말처럼 집에만 있어 보았다. 다시 보기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았다.

 

1.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드라마가 나이가 드니 너무 잘 보인다

 

요즈음 화제가 되고 있는 돈까스 집의 부부의 이야기. 사업 실패에서 오는 트라우마, 그렇지만 속 깊은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아주 현명한 부부. 남편은 요리의 장인이고, 부인은 홀 서빙의 달인.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 너무 미안해하고, 같이해주지 못하는 4살짜리 애에 대한 엄마의 미안한 마음을 이야기할 때면 거의 눈물이 나려고 한다.

 

편모 아래서 어렵게 자라면서 자제력을 키우지 못했던 홍탁집 모자의 이야기도 그 속에 녹아 있는 고뇌에 찬 삶의 드라마. 다 가까이서 보면 못된 인간이 어디있고 나쁜 인간이 어디 있나싶은 이야기들이 켜켜이 묻어난다.

 

2. 유튜브에서 황교익과 백종원에 대한 비판 동영상을 보다

 

나는 맛집이나 맛 문화같은 담론에 별로 관심이 없다. 맛이란 습관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다. 맛집이라는 것은 우리가 이미 부유해졌다는 증거일 뿐이다. 음식에서 맛과 멋, 그리고 분위기와 스토리를 기대하고 산 지가 얼마나 되었나?

 

음식에도 문화와 귀족적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황교익, 그러면서도 본인은 강남좌파의 이상한 조합인 인간. 백종원에게 식당은 음식과 서비스를 파는 비즈니스다. 그것을 맛집의 객관성 기준으로 따지는 것도 이상하다. 나는 맛과 멋은 소비자의 선택이고 개인적 경험이라고 본다. 나의 전공상 사업, 특히 청년들이 살아갈 개인사업의 한 영역으로만 보고 있다. 아마 백종원의 시각과 거의 일치할 것이다.

 

3. 백종원의 성공 키워드 ‘인간에 대한 이해’

 

백종원이 사업으로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성공한 사업가들이 그렇다. 사람을 어떻게 리드하고 능력을 끌어내는지에 대한 방법을 안다. 그래서 그는 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문가가 아닌 멘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경영자들의 이런 능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노동자를 착취하지 못해 안달하는 냉혈한으로 그린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성공한 경영자는 훌륭한 스승들이다. 그것이 인재경영이기도 하다.

 

4. 다른 자영업자에게도 도움이 될 시스템이 아쉽다

 

이런 프로그램을 식당 말고도 시스템화해서 다른 자영업자들에게도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을 규모화하는 것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스타 멘토와 전문지식 특히 예능성을 띠는 TV의 미디어 파워가 결합된 것이라서 그렇다. 안타깝다.

 

5. 내 소임은 사람들이 자영업자일 필요가 없게 하는 것

 

자영업이 살아가야 하는 사업의 기초를 다지는 것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에 나서지 않게 해서 골목식당의 경쟁을 낮추는 것 그리고 자영업자가 기업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정치권에 열심히 말하는 것을 내 소임으로 알고 노력을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카이스트에서 창업 MBA를 만들면서 내가 늘 학생들에게 야단친 것이 자영업자 할 생각이면 그만 두라는 것이었다.

[출처 : 제3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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