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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북미는 왜 베트남을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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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만남이 앞서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으로 결정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일정(2월 27~28일)을 발표하면서 베트남을 개최 장소로 선택했다. 

 

지난 연말부터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 한 뒤로 베트남은 몽골, 인도네시아, 판문점 등과 함께 유력 개최지로 거론됐다.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해 12월초 베트남과 몽골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베트남을 다녀가면서 두 정상의 두 번째 회동 장소로 베트남이 우선순위로 떠올랐다.

 

베트남은 1차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양국 모두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 북한은 과거 베트남 전쟁 때 북베트남을 지원하며 서로를 형제국으로 불러왔다. 1986년 베트남이 채택한 개혁개방 방식은 북한에게 참고가 될 만한 부분도 있어 싱가포르와 유사하다. 미국은 베트남과 큰 전쟁을 치렀지만 1995년 7월 국교 정상화 이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주요 파트너로 관계를 형성했다. 베트남은 미국의 핵심 무역 교역국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도 베트남은 김 위원장이 이동하는 데 있어 이전 싱가포르 상황보다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의 운항거리를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 참매1호의 운항거리는 9200㎞지만 실제로는 5000㎞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싱가포르 회담 때 김 위원장은 중국 측 항공기를 이용했다. 정상회담을 위해 외국을 방문하면서 자국도 아닌 제3국의 민항기를 이용한 것은 안팎으로 면이 서지 않는 일이다. 평양~싱가포르 직선거리가 약 4700㎞로 당시 김 위원장은 자존심보다는 안전을 택했다.

 

그러나 베트남 하노이나 다낭은 싱가포르보다 약 1000㎞ 이상 짧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참매1호를 타고 이동하기에 무난한 운항 범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내 어느 도시에서 회담이 열릴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대표적 관광지인 다낭 두 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경호와 치안 등을 고려했을 때 다낭을 보다 유력한 후보지로 꼽고 있다. 다낭은 베트남 중부 최대 상업도시로 경제발전, 관광 등 여러 면에서 북미 양국에 정치적 의미 부여가 가능하단 점에서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집권 후 지속적으로 경제 발전에 관심을 쏟았다. 원산관광특구(갈마지역)에 공을 들이는 등 최우선 국책사업으로 관광 산업 육성에 매진했다. 따라서 다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미국이 상응하는 제재 완화를 했을 경우 손에 쥘 수 있는 결과물을 상기시키기에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다낭은 또 경호·시설 측면에서도 하노이보다 낫다는 평가다. 하노이는 교통이 혼잡하고, 인구가 많아 통제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반면, 다낭은 대표적 휴양지로 고급 호텔과 리조트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회담을 치르기에 베트남에서는 최적의 장소라는 평을 듣는다.

 

다낭은 2017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이때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이 다낭을 방문한 바 있다. 하노이에서도 2006년 APEC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그때와는 도시 규모나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구체적인 장소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양측의 실무진들은 회담이 열리는 도시와 장소까지 이미 확정 짓고 경호·의전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평양에서 진행 중인 북미 실무협상과 향후 베트남에서 경호와 의전 등 세부적인 조율을 위한 실무진 접촉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개최지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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