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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전쟁보다 무서운 산불, 복구 엄두도 못내 

강원산불이 발생한 지 사흘째를 맞은 6일 속초시 장사동,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등 화재 현장 곳곳에서 처참한 광경이 목격됐다. 일부 지역은 종교단체나 지역단체에서 나온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 덕에 조금씩 복구를 시작했으나 폐허처럼 폭삭 주저앉은 곳은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속초시 장사동 속초고등학교 일대에서는 이번 산불로 인해 주택과 사무실 등이 모두 타고 폭격을 맞는 듯 지붕이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260여㎡ 면적의 창고 내부에 보관하던 무대 골조용 트러스 더미는 불길에 강성이 약해졌고, 2·3단으로 쌓아놓은 PVC 재질의 무대용 장비들이 전소해 바닥에 내려앉았다. 인근 가로등은 유리가 녹아내려 당시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짐작게 했다. 

 

토성면 용촌리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주민 김수일(62)씨도 산불에 생업을 빼앗겼다.

900여㎡의 밭에 심은 감나무 등 과일나무 60그루가 모두 불타고 창고에 둔 예초기 등 농기구가 못쓰게 됐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며 피해 상황을 신고하러 주민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토성면 성천보건진료소 옆 농기구보관창고, 인근 전원주택, 펜션 수개 동 등도 불타서 그을리고 지붕과 기둥이 내려앉은 처참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도롯가 소나무 수백 그루가 불에 그을렸고 마른 하천변 잡목들에도 불탄 흔적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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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 지점인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송규화 이장은 "군청에서 곧 피해조사차 나올 것"이라며 "피해복구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이장은 "마을 피해 규모는 주택 61동 전소, 식당·펜션·창고 등 30동 전소에 농기계, 자동차, 가전제품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며 "주민 250여 명이 모두 학교, 인근 친척 집 등으로 대피한 상태"라고 밝혔다.

 

원암리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마을회관 이재민들에게 식사 배식 봉사를 하는데 화재로 인한 정전으로 양수기를 돌리지 못해 설거지를 할 수 없다"며 "봉사원 입장에서 자칫 식중독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마을회관에서 사흘째 생활하는 주민 추모(84)씨는 "도둑이면 집이라도 남길 텐데 불은 집조차 남기지 않는다"며 "산불이 도둑, 전쟁보다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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