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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바위절마을 호상놀이' 여전히 인기

2대의 상여가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현실감있게 재현/ 유네스코 등재 준비를 계기로 세계로 발돋움

 

강동선사문화축제는 올해로 24회 째를 맞이하는데 이 축제에 반드시 포함되는 주요 행사로 '바위절마을상여놀이'다.  금년에도 변함없이 시연이 있었는데 예년에 비해 내용과 시간이 축소된 것 같지만 그 진수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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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회 이종천 회장의 사망으로 박성직 회장이 이어 받은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운영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보존회를 후원하는 '강동농협'의 기여가 돋보이기도 한다.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는 부부금술과 가정형편이 좋으며, 오래 살고, 복이 많은 사람이 사망하였을 때 하는 놀이로써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과 의식을 보여주는 전통유산이다. 출상시 험난한 길을 무난히 갈 수 있도록 선소리꾼과 상여꾼이 만가(輓歌)를 부르고 받으며 발을 맞추는 장례식 과정을 담은 놀이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10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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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중단됐던 놀이를 90년대 복원한 것으로 이 마을 호상놀이에는 부부(夫婦)를 운구하는 두 대의 상여가 등장한다. 쌍상여는 바위절마을 주성(主姓)인 문씨 집안의 장례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매우 드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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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상하기 전 부부를 상징하는 2대의 상여가 마치 살아 있는 사람이 간절한 사랑의 몸짓을 하듯 애틋한 감정을 잘 드러내며 움직이는 동선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상여놀이는  ‘조장놀이 ▶발인제 ▶외나무다리, 징검다리 건너기 ▶노제 ▶외나무다리, 징검다리 건너기 ▶달구질, 평토제’ 순서로 진행되며, 암사동유적후문에서 출발하여 선사문화축제 주무대 ▶선사초 앞 ▶유적정문 앞 ▶유적후문에 도착하면서 모든 놀이를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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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의 뒤안길 

 

특히 금년에는 연초에 작고하신 이종천 회장의 뒤를 이어 받은 박성직 회장이 한동안 침체됐던 보존회 분위기를 일신하면서 대원들 일부를 젊은이들로 교체하고 확고한 내실을 닦고 이를 발판으로 아시아는 물론 멀리 미주유럽까지 진출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또 서울시의 보조금을 증액받아 대원들의 처우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 분주한 준비시간을 잠시 틈내어 기자의 인터뷰에 응해준 박성직 회장은 이런 비전을 제시하면서 언론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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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국대 경주캠퍼스 생사문화연구소 윤승규 객원연구원은 상여놀이에 대한 조예가 깊어 수시로 연구에 몰두하면서 매년 강동선사문화축제와 쌍상여 호상놀이 보존회 사무실을 찾아 자문과 뒷바라지를 계속하고 있다. 윤승규 연구원은 '쌍상여놀이'가 금년을 시발점으로 새로운 발전의 분기점을 맞이한 것 같다며 내용을 좀더 세밀히 다듬고 연습에도 충실하여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도록 노력하함으로서 우리 전통문화를 세계에 자랑스럽게 부각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특별시 강동구 암사동 바위절마을에 전승되는 상여놀이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는 출상 전날 밤 선소리꾼과 상여꾼들이 빈 상여를 메고 상엿소리를 부르며 노는 놀이이다. 이 놀이는 현재의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이 1963년 서울시에 편입되기 전까지 세거하던 문씨文氏 문중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오다가 도시화에 따른 개발로 단절된 것을 1990년에 복원한 것이고, 1996년에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10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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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제주도에서 열린 제31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1994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제3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 놀이를 ‘쌍상여 호상놀이’라 부르는 것은 문씨 집안의 부부가 잇달아 죽어서 두 채의 부부 상여로 출상하게 된 내력 때문이다.

 

호상놀이는 아무 때나 노는 것이 아니라 복을 누리고 오래 산 사람의 상사(喪事)일 경우에만 한다. ‘죽음’이라는 특별 상황에 처한 상제(喪制)를 위로하고, 상여를 멜 상여꾼들의 소리와 발을 맞추는 등 협업(協業)을 다지는 실제적인 기능을 한다. 북·장구·꽹과리를 치며 상여꾼이 빈 상여를 타고 우는 시늉에서부터 상제 시늉, 제사 지내는 시늉 등 익살스러운 몸짓과 재담을 곁들인 놀이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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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상놀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전승되고 있는데, 지방마다 표현과 놀이 방법이 다르고 이름도 제각각이다. 전라도에서는 대울림·산달애라고 하고, 경상도에서는 빈 상여놀이라 한다. 충청도에서는 호상놀이·상여흐르기·재떨이라 한다.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는 출상·상여놀이·노제(路祭)·징검다리 건너기·외나무다리 건너기·산비탈 타기·산역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상여를 낼 때 있음직한 노정(路程)을 두루 흉내 내며 논다. 요령잡이인 선소리꾼은 상여 앞에 서서 요령을 흔들며 소리를 메기면서 상여를 이끌고, 네 줄로 선 36명의 상여꾼이 상여를 메고 가면서 소리를 받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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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개략은 다음과 같다. 망인(亡人)의 관을 상여에 옮겨 싣고 발인제를 지낸다. 선소리꾼이 요령을 흔들면서 “곤방네∼”를 세 번 부르면 상두꾼들이 “네∼” 하고 대답하며 상여를 들어 어깨에 멘다. “어러기넘차” 소리를 몇 차례 부르며 발을 맞춘 뒤 선소리꾼이 <마모소리>를 내면 상주, 복재기[服人]들은 절을 세 번 한다. 상여도 앞쪽을 숙이며 하직 인사를 한다.


요령잡이가 상여 앞에 올라서서 상여를 이끈다. 상여놀이의 대열은 악사─방상시─명정─만장─지전─공포─불삽─지초연─혼백─상여─운삽─상주─복재기─조객 순이다. 마을 어귀를 나가기 전에 쌍상여가 마주 보며 서로 밀고 당기며 맴돌기도 하면서 상여어루기를 하는데, <방아타령>을 부른다. 상여는 평소 망인이 잘 다녔던 곳이나 자기 소유 전답을 지날 때 잠시 쉬기도 하는데, 이때 노제(路祭)를 지내고 조문을 하지 못한 조객(弔客)들은 문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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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와 외나무다리를 건널 때는 4열의 상두꾼 중 바깥쪽의 2열은 대열에서 빠져 나가고 안쪽의 2열만 상여를 메고 건넌다. 상여와 발은 중심에 두고 몸을 바깥으로 곧게 기울이기 때문에 2열의 상두꾼이 V자형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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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을 탈 때는 4열로 가되 높은 쪽에서는 상두꾼 2열이 몸을 숙이고 낮은 쪽에서는 다른 2열이 상여를 높이 치켜들어 균형을 맞춘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형태의 행상 모습을 보여 주며, 장지에 도착하여 하관과 동시에 달구질을 한다. 달구질은 6인이 2회 다지고, 벌달구질은 10∼15인이 3회를 다진다. 이때 선소리꾼은 북을 치면서 소리를 메기고, 달구질꾼은 긴 달굿대를 쥐고 나비 놀듯 허리를 굽놀리면서 소리를 받는다. 이처럼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는 발인에서 성분(成墳)에 이르는 전 과정을 놀이로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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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및 의의

 

바위절마을 호상놀이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고 유복한 환경에서 장수(長壽)하다가 사망한 복 있는 사람의 장례 때, 출상(出喪) 전날 마을 사람들이 상가에 모여 빈 상여를 메고는 선소리꾼과 상여꾼이 상엿소리를 주고받으며 발을 맞추어 보고 인근 마을 사람들 집을 돌면서 걸립을 하기도 하는 장례놀이이다. 상여를 메기 전에 부르는 <요령잡기소리>와 집을 떠나면서 부르는 <향도가> 등과 같은 이 지역 특유의 선소리가 있다. <향도가>는 망인을 위로하고 생전의 업적과 덕망을 기리는 내용이다. 그리고 봉분을 만들 때 땅을 다지면서 부르는 <방아타령>과 <달구질매김노래> 등은 이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다.


참고문헌


강동구지(강동구, 2002), 광주군지(광주군, 1990), 바위절마을호상놀이소리(한국민속문학사전-민요, 국립민속박물관, 2013), 서울시 무형문화재지정조사보고서(서울특별시, 2003), 서울의 문화재(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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