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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이슈

신의성실 원칙은 사업주만 지켜야 하나?

버스회사 통상임금 사건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근로자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며 신의성실원칙을 엄격히 적용했다. 경영상 어려움을 근로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회사가 어려울 때 빚을 내가면서 직원들에게 급여를 준다. 급여도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에 포함되고, 오너들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경영상 어려움을 근로자에게 전가하지 않으면 반대로 경영상의 성과를 근로자도 내놓으라고 하면 안된다. 회사가 부도나면 대표는 빚쟁이가 되고 감옥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근로자들은 다른 회사로 간다.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지 않겠지만 자기 마음만으로 세상을 살 수는 없다. 회사(또는 사업장)의 매출이 늘어 바쁘고 일이 많은 상태가 지속되면 매출 잘 나오는데(장사 잘 되는데) 사장이 급여를 안 올려 준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회사 매출이 잘 안 나와서(장사가 안돼서) 일 없이 앉아서 자리만 지킬 때 본인 급여를 깎는가?”

 

그렇지 않다는 건 스스로가 잘 알 거다. 조선업 불황에 한창 난리일 때 임원들 연봉은 깎지만 밑의 직원들과 노동자들 연봉이 깎였던가? 노동자들 임금 동결한 것 가지고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며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 게 우리나라고 이에 감사하는 게 분위기다.

 

경영상 위기에는 절대 희생하지 않으려 하면서 경영상 이익에는 내 덕에 회사가 컸다며 요구하니 잘못된 거다. 가끔 중소기업에서 직원들이 급여도 반납하고 회사와 함께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대표가 지분을 나눠주는 사례가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선 사용자와 노동자의 역할을 무시하고 노동자의 요구는 무조건 받아줘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니 그게 문제다. 노동자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와 노동자는 각자의 위치에 맞는 역할이 있다.

 

경영상의 리스크를 노동자는 감당하지 않는 대신, 경영상의 성과도 대표가 가져가는 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이치인데 눈치보는 세상이다.  (글 : 김태호) [출처 : 제3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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