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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美 IS수괴 제거, 긴박한 작전 전모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은신처가 미군 공습을 받은 이후 미 특수부대에 쫓기다가 막다른 터널에서 폭탄이 장착된 자살조끼를 터뜨려 생을 마감했다.

 

미 최정예 특공대 '델타포스'가 투입된 이번 작전은 지난 여름 알바그다디의 부인과 연락책이 붙잡혀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확보한 은신처 정보를 활용, 이라크와 쿠르드족 등 주변국과의 협조를 통해 은밀히 진행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서 알바그다디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군의 작전 경과에 관해 설명했다. 로이터와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아래 전날 알바그다디가 은신해 있던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

 

작전에는 헬기 8대를 비롯한 미군 특수부대 인력이 투입됐다. 은신처 입구에는 외부인의 접근에 대비, 위장 폭탄 등이 달린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었다. 미군은 해당 지역에 약 2시간 머물며 작전을 진행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 작전은 수개월 전부터 은밀히 진행됐으며 이라크, 터키, 시리아, 쿠르드족, 러시아 등 다양한 진영이 정보 제공과 지원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움을 준 러시아, 시리아, 터키와 이라크의 지원에 감사하다면서 러시아는 영공을 열어줬으며 쿠르드족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몇 주 전에 알바그다디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달 전부터 알바그다디의 위치에 관해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주축으로 꾸려진 시리아민주군(SDF)은 5개월간 미군과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SDF는 미군과 함께 IS 격퇴전을 수행해왔다.

이라크 국가정보국도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은신처 위치를 확인해 이를 미국에 제공했으며 미군은 이를 토대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은신처 위치와 관련, "알바그다디의 대략적 위치에 관한 놀라운 정보는 지난 여름 알바그다디의 부인 중 한 명과 연락책을 체포해 심문한 뒤 나왔다"고 두 명의 미 관리가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 초기 정보를 갖고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라크 및 쿠르드 정보당국 관리들과 긴밀히 협력해 알바그다디의 보다 정확한 행방을 파악하고 그의 주기적인 움직임을 감시하기 위한 스파이들을 배치했다.

 

 

NYT는 "공습을 위한 초기 계획은 지난 여름에 시작됐다"며 델타포스는 IS 수괴를 사살 또는 생포하는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은밀한 연습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난관도 적지 않았다.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는 알카에다가 통제하는 지역의 내부 깊숙한 곳에 있었고 이 지역 상공은 시리아와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군은 마지막 순간에 최소 두 차례 임무 수행을 취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작전은 야음을 틈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시리아 현지 시간으로 26일 자정 무렵께 주로 수송헬기 CH-47 치누크로 구성된 8대의 미군 헬기가 이라크 에르빌 근처의 군사기지를 이륙, 시리아 국경을 넘어 서부 이들립의 북부 바리샤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특수부대와 군견을 태운 헬기가 착륙하기 직전 다른 군용기와 헬기가 특공대 엄호를 위해 은신처 건물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 특공대는 정문을 우회, 건물의 벽을 부수는 방법으로 내부에 진입했다.

대원들은 여러 명을 사살한 뒤 알바그다디 추격에 나섰고, 그는 지하 터널로 뛰어들어 몸을 숨겼다. 알바그다디는 자녀 3명을 함께 데려갔으며 미군은 자살조끼를 착용한 알바그다디를 제압하기 위해 군견을 투입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작전은 미 행정부 내에서도 극소수의 제한된 인원만 정보를 공유한 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해당 정보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미 특수부대가 알바그다디를 불러내 항복하라고 하려 했지만, 알바그다디는 이를 거부하고 은신처 지하로 내려가 결국 터널에 이르러 자폭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미군 작전은 알바그다디를 생포하려던 것이었으며 이것이 안 되면 사살하는 것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옵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ABC 방송의 '디스위크'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보고한 계획에 대해 금요일에 최종 선택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군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전격 결정함에 따라 공습 계획이 차질을 빚었고, 이로 인해 위험한 야간 작전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사례는 미국이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했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 라덴의 행적을 오랜 기간 추적한 끝에 사살한 사례와 비교된다. 빈 라덴은 2011년 5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의 작전으로 사살됐다.

 

미 정보 당국은 빈 라덴의 심복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인이 옛 친구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은 것을 추적, 2010년 8월 빈 라덴의 소재 정보를 파악했고 인근에 안전가옥(안가)을 마련, 감시해오다 작전을 감행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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