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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이슈

[CEO칼럼]다시 태어나면 사업 안한다

 

누가 돈을 대주거나 여유 자금이 넘치면 모를까 사업은 정말 할 게 못 된다. 성공 확률이 너무 낮다. 설사 성공했다고 해도 지금은 급변하는 시대니까 몇십 년 하기도 힘들다. 한번 실패하면 치명상을 입고, 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성공한다고 해도 상처 투성이다. 

 

정치를 하다가 그만 두고, 마흔에 누가 일자리 준다고 할 리가 없어서 빈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무슨 고시며 시험은 전혀 자신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고, 먹고 사는 게 급했다. 그때가 2000년이다. 20여 년이 지났다. 크지는 않지만 성공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도 정말 힘들었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2000년에 사업을 시작하고 한번 크게 말아먹은 뒤 2007년에 티쿤을 만들었으니, 티쿤 만들고부터도 벌써 13년째다. 티쿤에서 월급다운 월급을 받은 게 몇 년 안 된다. 그 전에 벌어 놓은 게 없으니 월급을 좀 받는다고 해도 살림이 펴지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초창기 회사 CEO는 월급을 많이 가져 가기도 힘들다. 그래서야 조직이 단결되기가 힘드니까. 회사에서 가져 가는 월급으로는 다 말아먹었을 때 빚 갚기도 힘들다. 거기다가 집도 말아먹었으면 말 다했다. 나 정도면 꽤 성공한 축인데도 그렇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말 돈이 없으면 절대 사업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러면 사업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개인이 알 바 아니다. 어쨌든 한 5억 원 깨먹어도 잔햐 지장 없으면 모를까 그 정도 아니면 사업은 할 게 못 된다.

 

나는 운이 정말 좋았다. 종종 얘기하지만 2007년 창업하고, 2008~2013년 IMF 이래 최고 엔고를 겪으면서 40~50억 원 이상 환차익을 얻었다. 그걸로 회사를 일궜다. 그런데 이런 운이 아무에게나 올 리가 있겠는가? 

 

운이 좋아 나름대로 기반을 닦았지만 그 사이에 가족들에게 큰 어려움을 줬고, 지인들에게도 부끄러운 일도 참 많이 하게 되었다. 사람이 받는 상처 중 가난은 굉장히 큰 상처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100% 거짓말이다. 가난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관계를 망가뜨린다.

 

창업하면 수 많은 사람들을 회사에서 퇴출시키게 된다. 초기 회사는 대개 지인을 채용하게 되어 있다. 부부도 싸우는데 지인이야 말해 뭣하랴? 90% 이상 관계가 안 좋게 헤어지게 되어 있다. 안 그런 사람은 도인이다. 이런 도인은 사업하면 망한다. 사업을 하려면 매정해야 하고, 비정해야 하고, 무정해야 한다. 어쩔 도리가 없다. 국가와 사회는 청년들에게 도전하고 모험하라면서 창업을 부추기지만 그 구호에 속으면 인생 정말 망가진다.

 

이 악순환을 부수려면 공동체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숭상하는 기풍을 세워야 한다. 제발 부동산 투자하지말고, 먹고 살 만큼 있으면 창업가들에게 투자해주는 기풍이 드높아야 한다. 미국, 영국 귀족이나 상류층 자제는 전쟁이 나면 참전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돈만 있으면 부동산에 투자하는 걸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환경에서 청년 창업을 부추기는 것은 악랄하고 무책임한 짓이다.

 

나는 김대중대통령이 2000년 무렵 인터넷 비즈니스에 엄청나게 투자한 걸 무척 높게 평가한다. 그 당시 정부와 민간 자본이 IT 비즈니스에 엄청나게 투자했다. 김대중대통령은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금 한국 IT 산업은 김대중대통령에게 큰 빚을졌다. 나는 이게 김대중대통령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 사회뿐 아니라 민주당조차 이 점을 충분히 평가하고 있지 않다. 어쩌면 김대중대통령도 이 일을 전략적으로 결정했다기보다 하다 보니 한 것이어서 본인조차도 그 가치를 잘 몰랐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보니 지금 민주당도 활용을 못하고 있고.

 

이런 대전환이 필요하다. 투자를 해줘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이 모험하고 도전할 수 있다. 한번만 실패하면 인생이 끝나는 데 모험하고 도전하라고 하면 안 된다. 자연을 향한 모험과 도전은 정말 준비를 많이 한다. 온갖 안전 장치를 다 한다. 연습도 한다. 그렇지만 창업은 그런 안전 장치가 거의, 혹은 전혀 없다.

 

국가와 사회의 지원 없이 창업, 재창업에 내몰리는 청장년들이 너무 안타깝다. 이런 환경에서는 공무원, 교사가 백 번 낫다. 그것도 정말 힘들지만. 나는 할 게 없어서 창업 해야 했다. 다행히 대운을 탔는데도 힘들었다. 그런 세월이 벌써 20년 다 되어 간다. 아이템도 좋았고, 계속 성장했는데도 이렇다. 그리고 나 정도 경영하는 능력으로도 그렇다. 돈 없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할 일은 못 된다.  (글 : 김종박 ㅌ;쿤글로벌  CEO)                                           [출처 : 티쿤글로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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