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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혁신과 통합의 키워드를 실현하기 위하여

총선과 함께 정치의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움직임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이와 함께 다양한 정치 혁신의 어젠다도 등장합니다. 이런 어젠다는 대개 두 개의 키워드를 담고 있습니다. 즉, ‘혁신’과 ‘통합’이라는 키워드가 그것입니다. 새로운 정치 세력의 성공 여부는 이 혁신과 통합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구체화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먼저 혁신에 대해 얘기해보죠. 우리나라 정당들의 혁신 어젠다는 대개 ‘새로운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물갈이론, 세대교체론은 빠지지 않는 메뉴이고, 최근에는 아예 ‘3선 이상 공천배제’가 공감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는 임기가 바뀔 때마다 교체율이 48%에 이른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이렇게 의원 교체율이 높은 나라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총선이 다가오면 ‘갈아치워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나옵니다. 왜 이럴까요?

 

혁신의 핵심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당원’입니다. 정치 리더십의 교체는 결국 당원의 결정이 뒷받침되어야 그 권위와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인물 교체론에 질리신 분들이 새로운 컨텐츠 즉 강령 등 정책대안을 강조하시곤 하는데, 그 정책대안을 실제로 선택해야 하는 것도 당원들입니다.

 


문제는 이 당원의 품질입니다. 진짜 당원이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이중 삼중 당적도 많고 심지어 자기가 어느 당 당원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개 지인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입당원서를 쓰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소속된 정당의 당헌당규나 정강정책을 단 한 번도 안 읽어본 분들이 99% 넘을 것이라고 봅니다. 즉, 가짜 당원이라는 얘기입니다.

 

진짜 당원과 가짜 당원을 가르는 핵심이 무엇일까요? 당비와 교육입니다. 그 중에서도 당비가 관건입니다. 당비를 제대로 낸 당원이라면 그 돈이 아까워서라도 교육을 받을 동기가 생깁니다. 우리나라 정당은 대개 월 1천~2천원 정도 당비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안 내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저는 당원이라면 최소 월 1만원은 내야 한다고 주장하곤 하는데, 이 말을 들은 분들의 반응은 비현실적이라거나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분노였습니다. 당비 1만원 내는 것이 자신에 대한 모욕처럼 느끼는 당원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그건 당원이 당의 주인이 아니라 특정 정치인에게 고용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즉, 자신이 누군가 정치인을 위해 일하는데, 자기 돈을 내고 일해야 하느냐 하는 인식에서 나오는 반응이었습니다. 아닌 말로 월급을 받아도 부족할 판에, 당비를 내라니… 이렇게 되는 겁니다.

 

당의 주인이냐, 특정 정치인의 피고용인이냐. 이게 한국 정당정치의 혁신을 가르는 지점입니다. 당의 주인은 당의 가장 중요한 결정사항 즉 공천이나 지도부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당비를 내고 기본적인 당원 정체성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당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정치적 비전 즉 컨텐츠를 제시하고, 열린 토론을 통해 이를 설득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당의 리더십이 됩니다. 즉, 정치 컨텐츠가 정치 리더십으로 인격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인물 교체이자 혁신의 출발이라고 봅니다.

 

다음은 통합입니다. 이 문제 역시 당원이 핵심입니다. 정치적 이합집산이 거론될 때마다 항상 관건은 지분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통합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이 문제는 항상 소수 정치 지도자들이 밀실에서 밀당으로 해결했습니다. 이른바 쇼부를 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항상 뒷말을 낳고 정치적 뒷거래에 따른 후유증이 뒤따랐습니다. 밀실에서 은밀한 거래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부정부패가 수반되고, 이는 정치적 권위의 실종과 리더십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문제도 역시 당원이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고 봅니다. 월 1만원 이상 내는 진성 당원의 지지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지분도, 리더십도, 정강정책도, 중요한 정치적 현안에 대한 판단도 가능합니다.

 

정치적 결정의 궁극적인 근거는 결국 당원, 자격을 갖춘 진짜 당원의 판단과 결단이기 때문입니다. 정치 지도자는 그 당원들을 설득하고 조직해서 동원하여 정권을 획득하는 투쟁에 나서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당원을 설득하는 무기가 바로 정강 정책 및 정치 프로그램입니다.

 

정치 혁신과 통합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바로 당원을 얘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원을 얘기하지 않는 모든 혁신 및 통합 논의가 결국은 실패할 것이라고 봅니다. 반면, 당원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 혁신과 통합의 성공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봅니다. 정치 세력화에 대한 논의에서 당원 문제가 반드시 핵심 어젠다로 다루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글 : 주동식)  

 

[출처 : 제3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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