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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용산전쟁박물관 전우상 앞에서

-용산전쟁박물관 정문 초입 전우상, 적군이 되어 총을 겨누던 형제의 비극. 용서와 사랑 담아
–김일성과 그 직계 혈족은 수백 만 사상자를 낸 한국전쟁에 단 한 차례라도 사과 한 적 있었나
-전국 모든 소녀상 옆에 전우상도 세워라. 전우상은 우리 현재를 말해주는 비극의 총체이므로


최근 여섯 차례에 걸쳐 용산전쟁박물관을 찾아갔다. 보고 싶던 것을 일단 충분히 관람해서 오늘이 아마도 당분간은 마지막 관람이 될 듯하다. 아래 사진의 조각상은 용산전쟁박물관 정문 초입에 들어선 전우상(the statue of Brothers)인데 18m너비에 11m높이의 대형 작품이다. 매번 바라 볼 때마다 목 놓아 울고 싶은 감동이 몰려온다.

 

이 조각상에는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다. 남과 북이 갈라져 서로에게 총구를 들이밀어야 했던 한국전쟁 당시, 친형제가 서로 적군인 북한군과 남한군으로 상봉하고 말았다. 서로에게 총을 쏠 수 있었던 극적인 상황이었다. 어찌 서로부둥켜 안고 오열하지 않을 수 있었으랴. 작가는 이 작품에 ‘용서와 사랑’의 메시지를 담았다.

 

나는 어려서부터 전쟁이 현재 진행형인 정전국가(Longest ceasefire without a peace treaty)에 살면서 한국의 시민사회가 한국전쟁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지 못하고 진영논리로 점철된 채, 한국전쟁의 종결형이 되어야 할 ‘용서와 사랑’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에 너무나도 많은 안타까움을 갖는다.

 

 

다시 생각해도 우리가 분노해야 하는 건 종결된 역사로서 일제 강점기 당시에 대한 기억의 역사가 아니다. 살아있는 악으로서 침략과 공산화 야욕을 가지고 남침하여 민족을 살상한 이후에도 70여년 간 서로를 갈라놓은 북한 괴뢰정부에 분노해야 한다.

 

“김일성의 직계 혈족 김정은은 수백 만의 사상자를 낸 동족상잔의 비극이자 국제사회의 참상이던 한국전쟁 발발의 불을 지폈던 것에 대해 ‘단 한 차례라도 사과 한 적 있었는가’. 단 한 차례라도 애석한 마음이라도 표현한 적이 있는가.

 

그 전쟁의 참화에서 그들이 말하는 민족들이 서로에 대한 총질과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언 땅에 표식조차 없이 매장을 당한 그 사건에 대해 지금도 끝이 안 보이는 이 지루하고 긴 전쟁에 대해 전향적 모습을 보인 적이 있는가. 자국민이 기아와 가난에 허덕여도 병진노선과 핵무력을 헌법에 명시하고 군사국가를 지속하고 있지 아니한가”

 

왜 우리는 이 질문을 던지지 않는 건가. 왜 우리 국민은 샌프란시스코 체제와 평화헌법 그리고 한일기본조약으로 일단락된 일제 강점기의 트라우마에 갇힌 채 살아있는 적으로서 원흉으로서 북괴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가.

 

왜 우린 근대적 개인주의와 합리적 이성에 기반한 정의로운 법치주의의 공화정을 항상 전근대적 민족의식과 봉건주의를 위시하는 북괴로 인해 침범당해야 하는가. 누가 형제의 몸에 아군과 적군의 표식이 있는 군복을 입히고 총부리를 겨누게 했는가. 누가 진짜 살아있는 적인가.

 

간절히 바란다, 전국 모든 소녀상 옆에 전우상이 세워지길. 항상 생각한다, 소녀상이 지워지지 않아 기억되어야 할 역사라면 전우상은 지금 우리의 현재를 말해주는 비극의 총체라고. 역사의 호오를 앞서 가리는 시민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반일을 이해하려고 그렇게도 노력했던 이유는 반일과 그 피해자들에게서 상징권력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있는 반북과 그 피해자들의 자리가 보여서다. 이 사회는 일제 강점기 피해자 인권과 처우에 대한 관심의 단 1할만큼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없다.

 

심지어 일본이 가지고 있는 북한 인권과 그 곳에서 행해지는 인권 유린에 대해서도 1할만큼의 관심이 없다. 지금도 단지 돈 때문에 강제 연행과 다를 바 없는 북한의 중국 국경에서의 그토록 많은 탈북여성 인신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데도 아랑곳없다.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건 정부 차원 보상이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졌고 열 몇 차례의 담화로 일본으로부터 위로와 사과를 받았으면서, 이젠 ‘사과의 진정성’을 논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밖에 없다.)

(글 : 장호두)                                                                                     [출처 : 제3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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